내부와 외부, 벗과 적

약선생 2012. 4. 28. 21:37

어느 누구도 자신의 사회와 그 사회의 회로를 초월할 수 없다. 따라서, 화폐관계에 조금이라도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는 예외없이 자본주의 사회와 회로를 재생산하고 있는 셈이다. 산속에 들어가 산다고 육신으로 증언하더라도 말이다. 결국 그 회로를 넘어서려면 그 회로 안에서만, 그 회로의 불의와 함께해서만, 그 회로의 벽을 타고서만, 그 회로의 방법대로만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. 그래서 진정으로 그 회로를 돌파하고자 하는 자는 간혹 동료들로부터도 위험해진다. 왜냐하면 그 회로를 타고 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동지들로부터도 공격당할 것이기 때문이다. 이런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적으로 삼은 그 회로 자체를 더없이 가깝게 느껴야 한다. 화폐관계의 살결, 화폐관계의 몸체, 화폐관계의 움직임, 그 자체를 말이다. 외부는 내부에 있다. 벗은 적에게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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